INSIDE 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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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의 패션, 아트 북을 읽다.

‘책은 직접 손에 쥐고 읽어야 해’라는 고리타분한 신념이 있다. 종이를 어루만지고, 냄새를 맡고, 포개어지며 나는 간지러운 소리를 듣고, 한 줄 한 줄 눈으로 더듬어 읽어 내려가고…. 온몸의 감각을 쏟아 책을 곱씹고 소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모든 것이 디지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대에도 책만큼은 종이 그 자체로 남길 바랐건만, 아뿔싸! 전자책, 일명 ‘e북’이 출판업계를 점령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니, 뭐가 그렇게 좋아서? 지피지기로 맛본 e북의 세계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종이와 끈질긴 사랑을 이어온 연애담에 금이 가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종이책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한 권의 책을 펴내고 계승되기까지 ‘역사’가 깃들어 있다는 것. 누군가의 뼈를 깎는 노력, 때 묻은 손자국, 슬며시 접은 귀퉁이, 바랜 글씨까지, 종이책에선 오랜 세월과 경험이 묻어난다. 혹자는 디지털 시대에 실속 없이 허영만 깃들었다 말할 수 있지만, 책 한 권으로 낭만을 누릴 수 있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실속이 아닐까. 종이책은 이렇게 단순한 정보 전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패션 브랜드에서 출간한 아트 북은 여러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상업의 끝을 달리는 패션을 소비하는 재화가 아니라, 시대를 반영한 역사적 산물로 기록했다는 이유가 크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교체로 애써 쌓은 SNS 아카이브를 단 몇 초 만에 없애는 것이 이제는 이야깃거리조차 되지 않는 시대에 그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한다. 또 하우스의 자부심, 문화·예술을 이끄는 선구자로서 사명감 등 패션 북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깊고 농밀한 의미를 내포한다. 그뿐 아니라 대개 한정판으로 출판한다는 점, 하우스의 비전과 가치를 함축한 알맹이 라는 점에서 소장품 역할도 톡톡히 해내곤 한다. 어떻게 보면 패션 북은 범람하는 정보 중 하우스의 심미안으로 선택, 후대에 전승되는 영광을 누린다는 점에서 상징성을 부여받고 태어난 ‘패션 금수저’이기도 하다. 책 한 권이 탄생하기까지 기울인 심혈을 짐작할 수 있기에 그 열정과 노고에 뜨거운 애정을 보내며 브랜드의 역사와 가치 그리고 낭만이 깃든 아트 북을 소개한다.

브랜드의 역사와 가치, 그리고 낭만이 깃든 패션 아트북에 관한 칼럼을 Y 매거진 ISSUE 03에서 확인하세요.

editor 정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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