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les de Vilmorin

단 1초면 충분하다. 디자이너 샤를 드 빌모랭의 매력에 빠져드는 시간.

그의 얼굴을 처음 본 것은 작년, 해외 매체의 단신을 통해서였다. 영화 <몽상가들>을 떠올리게 하는 부드럽고 유약한 얼굴과 세련된 제스처, 그와 대비되는 강렬하고 난해한 의상, 그리고 무엇보다 오트 쿠튀르에 데뷔한다는 흥미로운 헤드라인. 한번 보면 쉽게 잊을 수 없는 샤를 드 빌모랭의 이미지는 에디터뿐 아니라 패션계에도 깊은 잔상을 남기더니, 어느새 가장 핫한 디자이너의 반열에 올랐다. 파리 의상조합학교(l’ cole de la Chambre Syndicale)와 IFM에서 패션 디자인과 스틸리즘을 배우며 기본기를 다진 샤를은 팬데믹의 한가운데에서 프랑스 전역이 봉쇄된 작년봄, 인턴십을 하는 것조차 쉽지 않자 과감하게 소셜 미디어를 통해 졸업 작품이자 자신의 첫 컬렉션을 선보였다.

부풀린 실루엣의 블루종을 중심으로 한 샤를의 첫 컬렉션은 선명한 컬러와 패턴, 과장된 볼륨으로 1980년대의 황홀경을 고스란히 되살렸고, 이는 퐁 피두 센터 앞 분수대를 장식한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Phalle)의 생동감 있는 작품과 오버랩되며 패션계를 열광케 했다. 그 후 샤를은 장 폴 고티에의 후원을 받으며 폐쇄적 엘리트 클럽으로 유명한 파리 오트쿠튀르 연맹의 문을 열고 2021년 국제 무대에 서게 된다. 팬데믹은 마치 세상의 시계를 잠시 멈춰버린 듯했지만 그에게는 어느 때보다 변화가 많았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첫 컬렉션을 선보인 후 불과 1년도 되기 전에 오트 쿠튀르 캘린더를 장식하고, 그 숨을 고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로샤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됐으니까. 샤를 드 빌모랭을 만나기 전, 그가 얼마나 패션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지는 오트 쿠튀르 쇼 직후에 앞다퉈 올라온 여러 매체의 기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그의 인스타그램(@charlesdevilmorin)에 깃든 예술적 감성을 직접 확인하는 시간. 검은색 트렌치코트에 작은 플로럴 프린트가 있는 실크 셔츠를 입고 빈티지한 안경을 걸친 샤를은 여느 24세 파리지앵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섰다. 낮은 목소리, 말간 얼굴에 폭발적 열정을 감 춘 눈빛으로 그렇게 매거진과 마주했다. 파리의 햇살처럼 평온하고 차분한 모습으로.

인터뷰 내용과 더 많은 이미지는 <Y> 매거진 ISSUE 01에서 확인하세요!


editor 이혜민
photographer 신창용
interviewer 이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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